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를 예배합니다.
(시100:1-5)
이 작은 시는 가장 애송되는 시 가운데 하나입니다. 예부터 믿음의 사람들은 이 노래를 부름으로 감사가 담겨있는 진정한 예배를 드리고자 했습니다. 이 노래는 회중이 성전에 들어가면서 불렀던 노래입니다. 1-3절은 회중이 성전 문 앞에서 불렀고, 4-5절은 성가대가 성전 구역 안에서 불렀습니다. 시편 100편의 핵심 단어는 섬긴다(2), 우리는 그의 것이다(3), 감사하라(4)는 세 단어입니다. 특히 ‘섬긴다’는 말은 넓게는 하나님을 공경하고 하나님의 계명을 따른다는 의미입니다. 좁게는 백성이 성전에서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를 뜻합니다. 우리를 지으신 이는 하나님이시지 우리 자신이 아닙니다. 그러므로 우리를 지으신 그분을 섬기는 것(예배)는 마땅한 일입니다. 구약학자 김정준 박사는 시편 100편에는 3가지 예배 정신이 담겨있다고 말합니다.
첫째, 예배는 기쁨이다.
인간의 삶은 기쁨만 있지 않습니다. 이런저런 괴로움과 아픔을 겪으며 살아갑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일어난 지 어느새 5개월이 지났습니다. 우크라이나 사람들이 겪는 불안과 참혹한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전쟁이 없는 안정된 사회에 사는 사람들은 괜찮을까요. 전쟁이 없는 사회에도 여전히 불안과 두려움이 가득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일생은 수고와 슬픔뿐”(시90:10)이라는 말씀이 마음을 울립니다. 오늘 우리도 그런 마음으로 주님께 나왔는지 모릅니다. 그럼에도 시인은 기쁨으로 여호와를 예배하며 노래하면서 주님께 나아가라고 합니다. 우리 삶에 아픔과 괴로움이 있어도, 주님께 그 힘겨움을 다 내어놓고 주실 은혜를 구하며 기쁨으로 노래하는 것이 예배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예배는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3절을 보십시오. “여호와가 우리 하나님이신 줄 너희는 알지어다 그는 우리를 지으신 이요 우리는 그의 것이니 그의 백성이요 그의 기르시는 양이로다.” 먼저 기억할 게 있습니다. 예배는 공동체의 행위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보다 ‘우리의 하나님’이란 고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모두 하나님의 사랑을 공평하게 함께 받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창조하신 피조물입니다. 우리는 우리의 운명이 그분의 손에 달려 있음을 믿습니다. 하나님은 예언자 예레미야를 통해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족속아 진흙이 토기장이의 손에 있음 같이 너희가 내 손에 있느니라”(렘18:6). 시인은 이 노래를 부르는 백성에게 요구합니다. ‘너희는 하나님이 누구이신지를 알아야 한다! 너희는 하나님의 소유물이다. 그의 백성이며 그의 기르시는 양이다.’ 이 관계를 제대로 아는 사람이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습니다.
셋째, 예배는 감사하는 일입니다.
이스라엘 역사는 거대한 구원사입니다. 애굽에서 노예생활을 하던 이스라엘은 하나님께 건짐받았습니다. 하나님의 사랑 때문입니다. 도무지 생존할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광야에서 하나님의 돌보심 덕택에 40년을 견뎌냈습니다. 마침내 가나안에 이르러 가나안을 정복하고 이스라엘왕국을 세웠습니다. 순간순간 하나님은 이스라엘을 공급해주셨고, 숨겨주셨고, 피하게 하셨고, 막아주셨고, 고쳐주셨고, 이기게 하셨고, 인도해주셨습니다. 이스라엘 역사 속에서 일어났던 이 일은 오늘 우리 인생길에서도 반복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시인은 “감사함으로 그의 문에 들어가며 찬송함으로 그의 궁정에 들어가서 그에게 감사하며 그의 이름을 송축”(4)하라고 노래합니다. 하나님은 선하시며 그 성실하심이 대대에 이르십니다. 우리를 만족하게 대접하신다는 말입니다. 그 하나님께 감사하는 것이 예배입니다. 감사절을 맞는 전농 가족 여러분, 이 예배의 정신을 가지고 진정한 예배자가 되어 행복한 믿음의 길을 걸어가시길 간절히 바랍니다.